일모도원(日暮道遠)
날은 저무는데 갈 길은 멀다는 고사성어이다.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이 고사성어를 처음본 것은 전 프로게이머 이지훈 선수가 솔랭 아이디로 사용했을 떄 였다. 요즘들어 나이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 느끼고 있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래와 같은 심정이랄까... 어쩔 수 없는 일은 제쳐두고 빨리 해야할 일을 계속해서 해야겠다.
취직하고 1년이 지날 무렵, 이직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이직을 할 수 있을까와 굳이 해야되나 등등. 지금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연봉과 좋은 동료들과 같이 잘 지내고 있다. 자기계발할 시간과 지원도 흡족하다. 이직을 했을 때 지금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가와 지금보다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을까 같은 고민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내 실력으로 이직을 할 수 있을까가 지배적이였다. 이런 와중에 인프콘이라는 국내 컨퍼런스에 당첨되어서 다녀왔다. 거의 대부분의 참석자가 웹과 모바일에 포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이기 떄문에 그런 것 같았다. 때문에 이직을 위해서 웹이나 모바일 분야를 다시 공부해야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일모도원.
하기 싶은게 있어서 프로그래밍 분야에 왔는데, 어느덧 돈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고 있었다.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보았다. 웹이나 모바일 분야를 공부하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무얼 해야되는지를 정리했다. 정리하다보니 이것만 공부하더라도 평생의 시간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
가상 현실 세계 물리 엔진
학부 전공을 버리고 대학원 진학할 떄 교수님께 컨택 메일을 보내면서 항상 언급했던 단어다. 물론 모든 교수님들이 관심도 없었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허망한 꿈이라고 생각하셨던 것일까. 최근 유행하고 있는 메타버스와 개념은 비슷하지만 구현된 컨텐츠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그런데 이걸 목표로 내세운 회사의 인터뷰를 우연찮게 보았다. '원신' 게임을 만든 호요버스이다. 22년 2월 인터뷰 기사를 보니 호요버스의 목표는 다음과 같았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미호요는 앞으로 10년, 20년 혹은 30년 안에 영화 '매트릭스', '레디 플레이어 원'과 같은 영화에 묘사된 가상 세계를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 특정 하드웨어 장치가 있다는 전제 하에 미호요는 방대한 콘텐츠로 살아있는 세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매트릭스'나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고 나도 이걸 만들겠다라고 생각한 회사는 많을 것이다. 호요버스도 그 중 하나이긴 하다. 나는 가상 세계의 콘텐츠보다는 가상 세계 자체에 관심이 있다. 영화처럼 사람이 가상 세계에 접속한다면 현실과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정교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눈으로 인식을 하고 뇌를 거쳐 근육으로 신호가 전해지는 시간인 최소 0.11초. 즉, 인식에서 행동까지 최소 0.11초는 걸린다는 것이다. 조금 과장된 말이지만 나는 가상 현실 세계를 만든다면 모든 물리적인 반응과 계산에 최대 0.11초 이상 걸리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현실과 가상 현실 세계에 차이를 못 느껴서 더욱 현실감 높은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이런 걸 구현하기 위해선 속도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웹과 모바일 분야로는 안된다. 지금 하던대로 C++ 언어를 계속해서 공부하고 최적화와 자료구조, 알고리듬을 알아야한다. 할 일이 정해지고 나니 망설임이 많이 사라졌다. 게다가 트위터에서 어떤 회사 구인 공고를 봤는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회사는 언리얼엔진을 이용해서 개발한다고 하니 언리얼 엔진도 천천히 건드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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