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긴 밤의 약속
매일 별다를 것 없는 그녀의 24시간.
고통의 하루가 모여 이룬 10년의 기억.
이 시간의 끝에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뇌출혈로 쓰러진 연인을 돌봐운 10년의 시간을 기록한 이진휘 씨의 에세이다.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있다. 1부에서는 연인 허수경 씨가 뇌출혈로 쓰러지게 되었을 때의 일을, 2부에서는 이진휘 씨가 허수경 씨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병간호 생활 일을, 3부에서는 허수경 씨가 병원에서 나와 고향을 가게 되어 잠시 본업을 하게 되었을 때, 4부에서는 현재 심정을 다루고 있다.
각 장마다 이진휘 씨의 심정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느낄 수 있다. 불안과 두려움을 시작으로 어색함 설렘이 등장하고 무력감과 좌절을 넘어 희망에 도달하게 된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 연 이야기는 이진휘 씨가 하고 싶은 말인 것 같다. 공원으로 나간 허수경과 이진휘 씨는 연을 날리는데, 처음에는 아주 높이 날아간다. 이 연이 허수경 씨와 이진휘 씨의 처음 만나 연인으로 지냈을 때의 모습과 같았다. 이 후 강풍이 불어 연이 그대로 땅으로 곤두박질 치는 모습이 허수경 씨가 뇌출혈로 쓰러졌을 때를 묘사하는 느낌이였다. 이후 이진휘 씨가 얘기한다.
"수경아, 그동안 정든 연인데, 우리 그냥 보내줄까?"
수경의 숨겨진 표정에서 아쉬움을 발견했다. 사실 나도 마찬가지였다.
...
"그럼, 내가 한번 연을 꺼내볼 테니 여기서 잠깐 지켜보고 있어!"
가지에 걸려 있던 실을 풀어낸 순간, 강한 바람과 함께 연이 다시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날아올랐다고 한다. 즉, 이진휘 씨는 이 연처럼 지금 병간호 하고 생활이 가지에 걸린 실을 풀어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이후 연이 다시 날아오른 것처럼 허수경 씨도 다시 건강을 되찾아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를 연이 비유하고 있다고 느꼈다.
이 책을 다 읽고 과연 내가 이진휘 씨 처럼 10년 넘게 수발을 들고 사랑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내가 쓰러졌을 때 내 옆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를 생각해봤다. 어느 쪽이든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 2가지 일이 모두 일어나고 있는 허수경 씨와 이진휘 씨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사랑은 말이 아닌 행동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이진휘 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두 사람에게 연 처럼 다시 높게 떠오르는 날을 기도한다.
"인티앤펍 서평단 모집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